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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방송 광고 규제 최소화를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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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 종합 대책(안)'에 따른

방송 광고 규제 최소화를 반대한다!





산업자원부에서 내놓은 2003년도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 종합 대책(안)'에 따르면, 여론 수렴을 거쳐 상품명, 기업명, 기업 표어 등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방송 광고의 외국어 사용 범위를 확대하거나 제한을 폐지하고, 방송 광고에 사용되는 외국어 노래 사용 제한을 폐지하는 내용으로 '방송 광고 심의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외국인들의 투자 환경 조성을 빌미로 방송 광고 규제까지 풀어 버리면, 우리의 값진 전통문화를 송두리째 짓밟는 씻지 못할 과오를 범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거리는 온통 외래어와 외국어의 남용으로 어느 나라 도시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란한 현실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우리 말글마저 우리가 지키지 못하고 업신여기고 하찮게 여긴다면, 당장에는 그럴듯한 이론이고 다소 이로울 것 같지만 결국엔 얼빠진 허수아비 국민으로 전락될 것이다.

눈앞의 작은 이익만을 생각하여 귀중한 문화 유산을 잃는다면 결코 국익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며, 빈대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꼴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에 마련한 '방송 광고 규제 최소화' 안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세계 각국은 지금 자기 나라 말글을 보호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모국어 보호를 위해 '언어 순화법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1976년에 '프랑스어 정화법'을 제정하여 광고와 상표에서 프랑스어 사용을 의무화함과 아울러, 이를 어길 때 벌금까지 부과하면서 철저히 자국어 보호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계획의 발상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는 몰라도, 돈벌이를 하기 위해서라면 '방송 광고 규제 최소화' 외에 더 좋은 방법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또 방송 광고 규제 최소화로 외국인의 투자 환경이 좋아진다는 보장도 그리 많지는 않아 보인다. 그런데도 굳이 우리 말글 환경을 해치면서까지 외화 벌이에 나선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역효과가 올 것은 뻔한 일 아니겠는가?

우리의 얼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얼이 살려면 우리의 말글이 살아야 한다. 우리의 소중한 말글 문화 유산을 파괴하면서까지 외국인을 지나치게 배려하는 것은, 자칫 사대주의에 빠져 민족 문화의 근간을 뒤흔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문제이므로 방송 광고 규제 최소화안을 반대한다.

2003년 3월 20일
한글 학회


※ 방송광고 심의에 관한 규정

 첨부파일
[성명서]방송_광고_규제_최소화를_반대한다!_gus_y30318.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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