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마당         학회 소식

[성명서]초등학교 한자교육 부활을 책동하는 장사치들을 규탄한다!

조회수 : 584
성 명 서

―초등학교 한자교육 부활을 책동하는 장사치들을 규탄한다!―




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해에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한자교육을 넣어야 한다.”는 보고서를 교육과학기술부에 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적극 보도한 조선일보는 “한자교육을 해야 한다.”는 사설까지 쓰며 응원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광복 이후 한글전용 정책의 결실로 짧은 시간에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 세계를 놀라게 한 뒷면에는, 이처럼 조선시대의 한자-한문 향수에 젖어 끊임없이 과거로 회귀할 것을 주장하는 이들이 있어 왔다. 이들이 기어코 첨단 과학시대의 주역이 되어야 할 우리 어린이들에게까지 한자의 멍에를 다시 씌우려고 책동하고 있는바, 우리는 다음과 같이 그들의 반역사적 행위를 규탄한다.




1. 수많은 선각자와 애국선열의 애쓴 보람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한글 전용 교육은 큰 성과를 거두어 이제 열매를 맺고 있다. 그런데 다시 초등학교에서 한자교육을 하는 것은 수십 년 공든 탑을 스스로 허무는 일로, 글까막눈을 다시 만들고 중국 섬기기의 길을 다시 가자는 것이다. 한자교육은 문자 정책의 퇴보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문자 계급을 조성하여 비민주적인 문자 생활을 초래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지려 하는가?




2. 한자를 모르면 한자어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오히려 한자는 우리말의 창조적인 생산성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어 왔다. 초등학교 때에는 중국 고대의 역사와 문화가 그대로 담겨 있는 한족의 문자를 가르쳐 사대 모화를 키울 것이 아니라, 우리말과 우리글을 제대로 가르쳐서 우리 역사와 우리 문화를 올바로 알게 해야 한다. 이들의 주장에 현혹되어 자칫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부활했을 때, 관계 당국자는 영원히 겨레 앞에 죄인이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3. 세계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영어 숭배 광풍이 일어나, 안타깝게도 우리말과 우리글을 업신여기는 풍조가 자꾸 번져가고 있다. 어린이의 학습 부담은 갈수록 늘어가고 공교육이 믿음을 주지 못하는 데다 사교육 망국론까지 들려오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또다시 한자 사교육 시장의 팽창이 예상되는, ‘초등학교 한자교육’ 주장을 하는 이들의 목적은 무엇인가? 한자 자격시험과 한자 교재 판매로 큰돈을 버는 단체와 언론이 그 맨 앞에 있음은 과연 무엇을 뜻하는가!




4. 교육은 긴 눈으로 앞날을 보아야 하며 시류에 따라 갈팡질팡해서는 안 된다. 말글 교육이나 정책은 지난날 낡은 인습의 영향이 가장 큰 분야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조사자의 의도에 따라 덧없이 왔다 갔다 하는 여론에 흔들리거나 눈앞의 사사로운 이해관계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잘못된 인습은 과감히 떨쳐 버려야 한다.




우리는 칠천만 겨레의 앞날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이들과 뜻을 모아, 초등학교 한자교육 부활을 책동하는 무리와 끝까지 싸워 나갈 것임을 선언한다.


2010년 2월 1일



국어단체연합회 회장 최기호/ 국어문화운동본부 회장 남영신/국어순화추진회 회장 주영하/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회장 박종국/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김경희/ 외솔회 회장 성낙수/ 우리말연구소 소장 김수업/ 우리말바로쓰기모임 회장 김정섭/ 전국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 회장 이봉원/ 전국국어교사모임 이사장 정경우/ 짚신문학회 회장 오동춘/ 통일문화연구소 소장 백기완/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김영조/ 한국마주이야기교육연구소 소장 박문희/ 한국어린이문학연구회 회장 박상규/ 한국어정보학회 회장 진용옥/ 한글학회 회장 김승곤/ 한글문화연구회 이사장 박용수/ 한류전략연구소 소장 신승일/ 한글재단 이사장 이상보/ 한글철학연구소 소장 김영환/ 한글문화연대 대표 고경희/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이대로/ 한글이름펴기모임 대표 밝한샘/ 한국땅이름학회 회장 배우리/ 한글문화원 원장 송현/ 한글사랑운동본부 회장 차재경/ 훈민정음연구소 소장 반재원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