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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이제 우리 마을이름마저 영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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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이제 우리 마을이름마저 영어인가!

- 한자말 ‘대전’이 우리말 ‘한밭’을 빼앗더니

‘관평테크노동’이 주인 노릇하려 한다! -



지난 4월 14일, 대전광역시 유성구의회 운영자치위원회는 임시회를 열어 ‘구즉동’에서 ‘관평테크노동’을 빼내어 새로운 행정동으로 세우려는 ‘유성구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투표에 부쳐 찬성 3표, 반대 2표로 원안 가결했다고 한다.

참으로 부끄럽고 우스운 꼴이 아닐 수 없다. 일제시대에 일제가 창씨개명을 강요하고 우리 고유의 마을이름을 일본식 한자말로 바꾼 부끄러운 역사를 되돌리고자 우리 국민이 반세기 넘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는 터에, 오히려 일제보다 더 무시무시한 일을 벌이고 있는 대전광역시 유성구 관계자는 어느 나라 사람들인지 의문스럽다. ‘한밭’이 ‘대전’으로, ‘벌말’이 ‘태평동’으로, ‘새문안길’이 ‘신문로’로, ‘애오개’가 ‘아현’ 등으로 바뀌어 우리말과 역사가 사라지고 있는 이때에, 이 일을 앞장서서 바로잡아야 할 공공기관에서 한 술 더 떠 영어식 마을이름을 쓰려고 하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요즈음 여러 중앙부처 등 공공기관들에서는 어려운 한자말이나 외래말들을 쉬운 우리말로 고치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유성구는 앞장서서 영어 행정동을 만들어 미국의 52번째 주가 되려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이제 이런 지방자치단체에 낸 국민의 세금은 모두 거둬들여야 한다. 구민에게 넉넉하고 포근한 삶을 위한 일에 쓰지 않고 헛돈을 쓰고 있는 유성구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 영어식 ‘관평테크노동’이 아니라 마을의 유래와 전통을 살려 ‘관들마을’로 지어야 마땅한 일이다.

세상이 뒤바뀌어도 겨레의 말과 글이 나라를 지켰고, 그 속에서 우리 겨레얼은 뿌리깊게 숨쉬고 있었다. 역사 의식도, 민족 의식도 없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이런 지방자치단체에 어떤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대전광역시 유성구와 의회는 나라의 근간을 뒤흔드는 영어식 행정동 이름 ‘관평테크노동’을 지금 곧 철회하고 유성구민들과 국민 앞에 깊이 반성하고 사죄하길 바란다.



2010년 4월 19일





한글학회 회장 김 종 택



한글학회 대전지회장 김 정 태



한글학회 충남지회장 강 흥 구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이 대 로



한말글사랑한밭모임 보살핌일꾼 유 동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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