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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부끄럽고 참담한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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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고 참담한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꾸라!

-대한민국을 중국 문화의 속국이라 여기는가?-

 

  광화문은 서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중심이자 상징이다. 그런 만큼 역사성이나 문화 정서로 보아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광화문과 세종로에는 세종대왕 동상이 있고 세종로공원이 있으며, 경복궁 안에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수정전이 있다. 그래서 광화문 지역은 다른 서울 지역과 그 분위기가 다르다. 서울 거리에는 한글 간판보다는 영어로 표기된 곳들이 많아 안타깝고 부끄러운데 세종로에는 대부분 모두 큼지막하게 한글로 쓴 간판들이 더 많다.

  그런데 경복궁 정문에 보면 엉뚱하게 門化光이라는 얼빠진 한자 간판을 걸고 있어 부끄럽고 참담하다. 광화문은 여러 나라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인데 그들은 이곳에서 한자로 적혀 있는 광화문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찍어 서울에 온 것을 기념하고 자랑하고 있다. 기념사진을 찍은 사람이나 이를 본 외국인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분명히 한국에는 독자적인 언어가 있고,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한글이 있다고 알고 왔는데 대한민국은 중국 글자를 쓰는 나라로구나하며 이 나라는 중국 문화의 속국인가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광화문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얼굴이며, 우리 국민은 물론 온 세계 사람들이 찾아와서 대한민국의 얼굴을 보는 자리이고, 사진을 찍고 이야기하며 대한민국의 문화를 말하는 자리이다. 그런데 문화재청은 이러한 엄청난 상징성과 문화 정서를 저버리고 문화재 복원이라는 명분만 내세워 근거도 분명하지 않은 옛 한자 현판 門化光을 고집하여 달아 놓았다. 만약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서울역이 불타서 새로 짓는다면 문화재 복원이라는 명분으로 京城驛이라는 간판을 달 것인가?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어리석고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는 하루빨리 광화문 한자 현판을 한글로 바꿀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한글로 바꿔 다는 데는 다른 어떤 복잡한 논리나 설명도 필요 없다. 우리 국민은 물론, 한국을 찾아오는 외국인들에게 올바른 한국의 말, , 얼을 심어 주기 위해서는 이제 곧 새로 만드는 광화문의 현판은 반드시 한글로 해야 한다. 한글로 달 때 글씨체는 여러 논란이 필요 없는 훈민정음체로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자신은 물론, 우리 후손들에게 길이 부끄럽지 않은 떳떳한 자부심과 긍지를 심어 주자.

 

2020. 1. 15.

 

                                     한글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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