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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에서

한마당에 들어오자면 하나의 관문이 있는데 그곳에 누리 이름을 넣으면 통과가 된다. 나의 누리 그물 이름은 '해바라기'이다. 이름을 넣으면서 쬐금 망설여지는 이유는 뭘까?.

처음 '해바라기'라는 이름을 가지면서 이런 글을 썼던 기억이 난다. '이른 아침에 이슬로 맑갛게 세수하고는 동쪽 한마당 해를 기다리는 해바라기가 되겠다' 고 했던 것 같은데 어떤 이유에서건 이곳을 멀리 한 시간들이 '해바라기'라는 이름을 부끄럽게 한다.

이태 전에 한국에 다녀 왔는데 후유증으로 많이 힘들었었다. 심지어 역마살이 껴서 고향을 등지고 타향살이를 한다는 둥, 팔자가 세서 여기까지 왔다는 둥,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신세 타령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번에는 한국을 떠나오면서 단단히 결심을 했다.
'생각은 단순하고 짧게-, 주어지는 일을 뭐든지 마다하지 않고 하는 데까지 하자.'
때로는 욱 하고 치올라오는 뜨거운 핏줄기에 뒤섞인 그리움~, 맥없는 긴 한숨이 뿜어져 나오지만,
이제까지 두어달 잘 견디어 간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웬일?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내 생활이 어느새 24시간으로는 부족할 만큼 많은 일을 감당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는 슬슬 꾀가 난다. 일에 좇기는 건지 일을 좇고 있는 건지 한계를 느낀다. 나는 늘 이게 아니다 싶으면 저렇게 저게 아니다 싶으면 이렇게 헤매며 산다.

오늘은 저녁 설거지를 뒤로 미루고 앞치마를 두른 채 한마당에 앉았다. 이곳은 참으로 더없이 좋은 편안함이 있는 곳이다. 늘 마음이 비슷한 사람들이 함께하는 마당이란 생각이 든다.
곱씹지 않아도 모든 상황을 알 것 같은 여우공주 님의 생활. 심각한 일이 있어도 익살스러운 글 솜씨로 읽는 이들을 즐겁게 하는 재주꾼.
'그런데 정말 많이 아프신가? 왜 안 오시지...
여우공주 님의 글에 벌써 중독이 되었나? 기다려지네.'
또 한 사람, 늘 마음을 다해 하나라도 더 주시고 싶어하시는 우리의 천사.
'언제나 천사 님의 하~얀 마음이 담겨진 글을 읽으면서 까만 내 마음도 덩달아 하얗게 물드는 것 같은데... 쑥스럽지만 이 참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한마당에 함께하시는 모든 식구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늘감사, 이슬처럼. 하얀꽃잎, 한마음 빅애플 그리고 새로운 가족들, 이 전에 다녀 가셨던 님들 지금 쯤 뭘 하고 계실까?
오늘은 모두 모여 한바탕 왁자지껄 잔치라도 벌려봤으면 좋겠다.
그 여름날의 연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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