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31일 런던한국학교 학생 10명은 런던 커즌 마이페어 시네마 영화관에서 열리는 광화문 복원 사업 기록영화 시사회에 참석했다. 학교 끝난 뒤라 모두 피곤하고 아직 바람이 찬 겨울 밤에 런던 시내까지 나간다는 게 그리 달갑지 않았으나 영국 찰스 왕세자가 이 시사회에 참석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마음을 들뜨게 했다.
리셥션에서 닭튀김, 김밥, 새우 튀김, 전 등의 약식 한국 음식으로 고픈 배를 조금 채운 우리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영화관에 도착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에 관련된 행사인데, 한국 사람보다 외국인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앞자리를 잡은 우리들은 영화가 상영되기를 기다렸다. 갑자기 한 군단의 사진 기자들이 우리 옆 통로를 메우더니 플래시가 터지고 웅성거림이 커지는가 싶더니 순간 사위가 조용해졌다. 황태자가 몇 명의 한국인사들과 함께 지정석에 착석하였다. 중앙일보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님의 감사의 말씀으로 시사회는 시작되었다.
“광화문은 한국민에게는 지혜와 평화, 번영의 상징이다. 3년에 걸친 복원 작업은 위대한 한국 장인들의 업적이다. 이 일에 일익을 담당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찰스 왕세자는 축사에서 말했다.
광화문은 조선왕조 태조 때 건축된 경복궁의 가장 앞에 있는 문, 남쪽을 향한 문으로 왕의 지혜와 빛이 온 나라와 백성에게 퍼져가길 기원하는 뜻이 담긴 문이란다. 그래서 그 문은 다른 나라의 표적이 되었고 임진왜란(1592) 때 일본에 의해 불탔다. 그리고 고종(1865) 때 중건되었다. 그러나 이는 다시 일제 강점기에 일제에 의해 동쪽으로 옮겨지게 되었다가(1927) 한국동란(1950-1953) 중에 폭격 받아 파괴되었다. 600년 전의 모습으로 광화문을 복원하자는 중대한 결정이 있었고, 이 문의 복원만 3년이 걸린 것이다. 이제는 그 빛이 우리나라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세계를 향해 우리의 지혜를, 빛을 비추는 그런 나라가 되길 소망한다.
영화는 적송(red pine)을 찾고 벌목하는 과정, 옛터를 찾아 돌 기반 위에 적송을 세우고 다시 문양하는 모든 절차들을 세세히 보여 주었다. 한 시간 내내 600년 전에 그런 문을 만든 우리 조상들과 그 복원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의 정신에 감탄되어 우리나라 국민의 한 사람임이 자랑스러웠다, 부디 광화문의 형체가 부활되었듯, 21세기 한국에 빛이 온 나라에 퍼지기를 바라는 뜻을 담아 ‘광화문’이라 이름하고, 백성을 다스리려 했던 조선 왕조의 깊은 뜻이, 잃었던 빛이 되살아나길.
이 시사회는 찰스 왕세자 자선재단이 전 세계 주요 문화유산의 복원 작업을 영상으로 담아 기록하는 ‘매스터 피스(위대한 업적) 필름’ 시리즈의 하나로 마련되었다고 이 기록영화는 BBC 방송사 출신으로 1986년 에미상을 수상한 다큐 전문 하워드 레이드 박사가 감독했다. 제작비는 왕세자 자선재단이 전액 지원했다고 한다.
이 시사회에 런던한국학교와 강북한국학교 학생들을 초대해 뜻 깊은 시간을 갖게 해 준 김동수(런던한국학교교사)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천사 (2011-03-20 06:45:29)
수선화 샘. 정말 뜻깊은 자리에 참석해 의미있는 영화를 보셨네요, 아이들을 인솔하여 다녀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글구 이제서야 답글을 드려 죄송합니다.(꾸벅)
그런데...이 당시 현판이 광화문 글자가 한자로 되어 있었겠죠? 그 후 이 현판이 갈라져 다시 만들때 한글 현판으로 하자고 했는데,,,아직 진행중인지 모르겠네요. 한글학회가 중심이 되어 번지는 이 움직임이 어찌되어 가고 있는지...궁금하네요.
이정순샘...나중에 또 뵙고요...늘수고하며 영국을 지키는(?) 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