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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 거리상으로는 뉴질랜드보다 몽골이 가까우나
거의 매번 스페인 발송 편지가 뉴질랜드에 뒤처져 뒷북을 치는 까닭을 모르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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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러시아로 갔다가 이쪽으로 오는 모양인데요.
전부터 말씀을 드리려다가 그만 두었었는데 이렇게 하시죠.
앞으로는 Mongolia 뒤에다 (via China=중국 경유)를 적어 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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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 며칠이라도 빨라질 듯합니다.
러시아로 오면 아마, 모스크바발 블라디보스토크행 대륙 횡단 열차로
편지가 실려 가다가 중간 기착지 이르쿠츠크에서 몽골로 넘어오는 모양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늦을 수가 있겠습니까? 짜증이 화~~~악 밀려 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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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일단 진정하고...)
지난 토요일은 간만에 여유로움을 느껴 본 날이었습니다.
몽골 토요한글학교 수업을 1시쯤에 마치고 집으로 가려는데....
오호! 몽골한인회장께서 제 앞에 '짜~~안' 하고 등장하시는 게 아닙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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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게 인사하고 서둘러 걸음을 재촉하려는데,
제 뒤통수에다 대고......한인회장 하시는 말씀!
'강 교수! 점심 안 했으면 어디 가서 같이 점심이나 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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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평소 같으면 쉬어야 할
토요일에 한인회장께서 토요한글학교에 행차하신 까닭을!............
신임 한인회장 선거가 11월로 박두한 까닭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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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장과의 늦은 점심을 마친 시각이 3시 정도......
내친 걸음은 한인회장 개인 비지니스 사무실로 옮겨졌고,
그곳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이어가다 보니 4시........
집으로 가기 위해 일어섰습니다. 1주일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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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나서는데, 휴대전화가 요동쳤습니다.
몽골인문대학교 여교수 3인방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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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일전에 재몽골 몽골인한국유학생협회(MAGIKO)
학술회의 때에 제가 도와 준 일에 대한 사례를 하고 싶으니,
오후 5시 30분까지 혼자만 조용히 어디어디에 있는 일식집으로 와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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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원고 좀 봐 주느라 밤을 새기는 했습니다.
학술회의 개최 사실을 신속 보도 기사로, 현장 방송으로
대한민국과 지구촌에 전파하는 데 힘써 준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그 고급 일식집에서 그 비싼 회(膾)를 산다? 케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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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교수 3인방은 저를 위해 큰맘 먹고 작정한 것이 분명했습니다.
'오호!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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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제가 회(膾)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을 겁니다.
왜냐. 여교수 3인방 중 대장인 에르데네수렌 교수가
1990년대에 제 애(愛)제자였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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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울란바토르 거리에는 겨울을 재촉하는 눈발이 날렸습니다.
오랜만에 한갓진 기분으로 넷이 마주 앉아 나눈 분위기는 참으로 유쾌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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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회식이 있긴 하나, 그저 공식적으로 끝날 뿐이고,
평소에 짧은 대화를 나누기는 하나 서로 강의에 바빠
이런저런 정담을 나눌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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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한-몽골 수교 직후로 줄달음쳐 멈출 줄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이 여교수 3인방 돈 좀 썼을 겁니다.
몽골에는 바다가 없으니, 고깃값은 그렇다쳐도 횟(膾)값이 장난이 아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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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12월엔 제가 이 세상에 온 날이 존재합니다.
그때 제가 한 턱 쏴야 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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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은 만추(晩秋)의 절정을 넘어 겨울로 줄달음칩니다.
영하 40도의 겨울의 한 복판으로 들어설 날이 시시각각 다가섭니다.
몽골 울란바토르에 곧 함박눈이 쏟아질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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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소년(少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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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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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尹 東 柱, 1917 ~ 19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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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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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하늘을 들여다 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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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손바닥을 들여다 본다. 손금에는 밝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믈이 흐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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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아름다운 순이(順伊)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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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順伊)의 얼굴은 어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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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데. 에르데네수렌 교수(D. Erdenesuren) 교수, 옵서버,
체. 뭉흐울지 교수(Ts. Munkh-Ulzii) 교수, 엠. 사란토야(M. Sarantuya)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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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이 여교수 3인방은 각자 서울로 날아가
대학원에서의 유학 경험이 있기에 회(膾)맛을 잘 압니다.
그 덕에, 제 입이 토요일 오후에 호강을 누렸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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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교수들의 나이가 상당히 젊어졌습니다.
대한민국 측에서 몽골을 한국 내 불법 체류자들을
양산하는 나라로만 낮춰 보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습니다.
몽골 부모들의 교육열은 우리의 상상을 넘어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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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음악이 좀 끈적끈적하긴 한데....그래도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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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2012-10-31 19:49:14)
'이번에 보낸 소식은 좀 문학적이고 재미난 부분이 상당히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아고 어쩜 저랑 똑같은 생각을.ㅎㅎㅎ
옵서버 샘...앞으로도 이런 글 자주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에스파냐 샘...우리 할 일이 넘 많은데...어쩌나요...다시 연수를 재개하려면 물질이 필요한데 우짤까요...기도팍팍해 주십시오.100년 넘은 최초의 학회인 울 한글학회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