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란바토르(몽골)=브레이크뉴스 강원평창2018】
국립국제교육원이 서울 본원으로 사전에 언약된 면담을 위해 미국에서부터 찾아온 세계한국어교육자협회 회장과의 면담을 묵살했다. 세계한국어교육자협회 회장은 무시 당한 느낌에 재외동포교육팀 사무실 여직원이 건넨 커피를 마시지도 않고 사무실을 나왔다. 당초 면담 언약을 깨고 현장에 있지 않았던 국립국제교육원 재외동포교육팀장은 아직까지 사과는커녕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미시간(Michigan)주 앤아버(Ann Arbor) 현지에 거주 중인 심용휴 세계한국어교육자협회 회장(미국 이스턴미시간대학교 교수)이 몽골 울란바토르 현지로 국제전화를 걸어왔다. 미국 현지와의 통화 감도는 영 좋지 않았다. 그동안 몽골 울란바토르 현지에서 매달 몇 번씩 KBS 각 프로그램에 몽골 소식을 전할 때마다 KBS 프로듀서들이 본 기자에게 줄기차게 했던 한결 같은 질문은 ‘이 전화 말고 다른 전화 없어요?’였다. 몽골의 통신 상황은 그만큼 열악하다.
“마음 불편한 일이 있어 연락했습니다”
“고국에는 잘 다녀오셨습니까?”로 시작된 본 기자의 일상적인 질문에 심 회장은 “지난주 한국 일정을 잘 마치고 일요일에 돌아왔습니다. 미국 미시간 날씨나 한국 서울의 날씨가 비슷하여 그렇게 춥지는 않았습니다’라고 답했다. 문제는 일상적인 대화가 오간 뒤 이어진 그 다음 대화였다. “그런데 한가지 마음 불편한 일이 있어 연락했습니다.” 심 회장과 본 기자와의 대화 내용을 여기에 다 정리할 수는 없으나, 핵심 골자는 '국립국제교육원이 나와의 약속을 묵살했다'였다.
'국립국제교육원이 심 회장과의 약속을 묵살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요컨대, 본 기자가 세계한국어교육자협회 홍보부장을 맡고 있으니, 저간의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 심 회장이 직접 몽골로 전화해 온 것은 분명했으나, 자초지종을 모르는 상태에서 심 회장의 의견에 무조건 동조할 수만은 없는 일 아닌가?
'국립국제교육원에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했든지, 무슨 곡절이 있었겠지요?' 하면서 본 기자는 일단 심 회장의 심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해서 온갖 애를 썼다. 하지만, 차분한 대화가 이어지기에는 미국 현지와의 통화 감도가 영 좋지 않았다. 게다가 질문과 대답은 시차 관계로 목소리가 자꾸 엉키는 상황이었다.
이에, 본 기자는 이메일로 질문하는 형식으로 대화를 이어가기로 하고 일단 전화를 끊었다. 심 회장이 본 기자에게 보내 온 서면 대화 내용을 정리해 싣는다.
Q : 고국 방문 일정은 잘 마무리하셨나요?
심 회장 : 예, 제 개인 업무는 잘 마치고 일요일에 돌아왔습니다. 미국 미시간 날씨나 한국 서울의 날씨가 비슷하여 그렇게 춥지는 않았습니다. 월요일 출발하여 한국에 도착하니 화요일 저녁이라 완전히 2일을 공중에서 보내버리고, 남은 토요일까지 4일 동안 시간을 쪼개어 세계한국어교육자협회와 관련된 기관을 방문 또는 외부에서 만나느라 분주 했습니다.
Q : 고국 방문 시의 마음 불편한 일이란 게 무엇입니까?
심 회장 : 제가 5일 간의 고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왔는데요. 지난 11월 15일 금요일 오후 2시에 국립국제교육원 재외동포교육팀 팀장을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는데 팀장은 사무실에 없었고 직원들에게 아무 메시지도 남기지도 않고 출장을 갔다고 하더군요. 제가 (미국 미시간에서) 한국에 가기 일주일 전에 전화를 걸어서 국립국제교육원 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비서실에서 '전(前) 원장은 임기가 끝나고 아직 새 원장이 부임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재외동포교육팀 팀장을 연결해 주어 금요일 오후 2시에 제가 사무실로 찾아가겠다고 약속을 한 것입니다.
Q : 그랬는데, 팀장을 못 만났다는 말씀입니까?
심 회장 : 5일 간의 고국 방문 일정이었기에 빡빡한 스케줄에 틈을 내어 금요일 오후 국립국제교육원 재외동포교육팀 팀장을 만나려고 혜화동 전철 역에서 15분간 걸어서 찾아갔는데 직원들에게 아무 말도 남기지 않고 출장을 갔다니, 미국에서 찾아온 사람을 ‘나 몰라라!’ 한 처사가 너무나 괘씸하고, 무시를 당한 느낌에 너무나 마음이 불편하였습니다. 여직원이 종이 컵에 뽑아준 커피도 마시지 않고 그냥 나왔습니다.
Q : 그런 일이 있었군요
심 회장 : 정말 속이 상했습니다. 없는 시간을 쪼개어 세계한국어교육자협회의 일을 의논하기 위해 미리 약속을 하고 갔는데 그렇게 약속을 묵살을 할 수 있는 겁니까? 그런 사람이 재외동포교육팀 팀장으로 일을 한다는 사실에 정말 기분이 너무 상했습니다. 세계한국어교육자협회가 어떤 기관입니까? 우리는 세계 각 나라 현지 정규 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사, 또 대학에서 가르치는 교수들로 구성된 단체로서, '현지 정규 학교에 한국어 과정 개설을 위해 우리가 앞장서서 애쓰자'를 협회 설립의 목적 중 하나로 내건 단체 아닙니까? 이러한 단체의 활동을 의논하려고 갔는데 그런 식으로 무시를 당했으니 제 기분이 어떠했겠습니까?
▲세계한국어교육자협회(와트크=WATK=World Association of Teachers of Korean, 회장 심용휴)의 휘장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Q : 국립국제교육원에 피치 못할 상황이 발생한 것은 아니고요?
심 회장 : 제가 한국에 들어가기 전 미국에서 국제전화로 재외동포교육팀장과 직접 통화를 했습니다. 금요일 오후 3시 이후에는 회의가 있으니 그 전에 오라고 하여 제가 2시에 가겠다고 약속을 분명히 했습니다. 사무실 여직원은 팀장과 저와의 약속이 있는 줄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인데, 무슨 돌발 상황이 있었겠습니까?
Q : 여직원한테 남긴 메시지가 전혀 없었습니까?
심 회장 : 팀장은 당일 오전에 출장을 갔다고 했습니다. 아무런 메시지도 남기지 않고요. 급한 출장이라면 사무실 여직원에게 사정이 그렇게 돼서 미안하다고 메시지라도 남기고 출장을 가야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닐까요? 이 사람에게는 아예 그런 예의도 없었습니다.
Q :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하실 작정입니까?
심 회장 : 너무나 황당한 마음으로 그냥 나오긴 했으나 남과의 약속을 아무렇게나 팽개치듯 묵살하는 사람이 어떻게 재외동포교육팀 팀장을 맡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건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교육부에 필히 항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국립국제교육원 재외동포교육팀 팀장의 본 건에 대해서는 분명히 제가 메일을 써서 교육부 장관과 재외동포신문에 보낼까 합니다. 사무실에 돌아오면 직원이 분명히 이야기했을 텐데 아직도 사과 메일이 없습니다.
“설마 국립국제교육원이 세계한국어교육자협회 회장의 약속을 묵살했을까?”
본 기자는 큰일 났다 싶었다. 왜냐. ‘대한민국 한국어 세계화 작업’의 큰 틀에서 보면, 한국 사람들끼리의 감정 대립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자중지란’ 아닌가? 이에, 본 기자는 재외동포 담당 팀장의 사과 메일이 혹시라도 올지 모르니 잠시만 기다려 보자는 의견을 개진했다.
하지만, 며칠 뒤, 심 회장이 본 기자에게 보내 온 이메일 내용은, 지난번 취재 때 본 기자에게 토로했던 의견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메일 내용을 수 차례 읽었다. 분명한 것은 심 회장의 심정은 더욱 격앙돼 있었다는 사실이다. ‘사과는커녕 감감 무소식!’이라는 것이었다.
▲심용휴 세계한국어교육자협회(WATK) 회장(왼쪽, 이스턴미시간대학교 교수)이 세계한국어교육자협회(와트크=WATK=World Association of Teachers of Korean)의 창설과 향후 업무 추진 방향과 관련하여 미국 한인 동포 언론사 미시간(Michigan) Korean Times의 신숙화 편집부장(오른쪽)과 단독 대담을 갖고 있다.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취재를 하다 보면, 좋지 않은 소리에 빈정거리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본 기자는 지금까지 취재를 하면서, 국가 공무원이 한인 동포 기관 대표가 직접 약속을 하고 찾아갔는데도 이를 묵살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본 기자는 한동안 심 회장이 보낸 메일을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기자들의 역할 가운데 하나가, 권력자들과 공무원들의 무책임이나, 비판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기자는 독자들을 대신해서 권력자와 공무원, 힘센 자들, 재벌들의 무책임을 감시하고 비판함으로써 이 사회를 좀 더 맑고 깨끗하게, 그리고 권력으로부터 부당한 횡포를 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의 눈물을 훔쳐주는 것이 기본 도리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국립국제교육원 재외동포교육팀 팀장이 무슨 까닭으로 심 회장과의 약속을 묵살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먼 이국 땅에서 한국어 교육의 세계화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세계한국어교육자협회 회장에게 앞으로 이런 식의 묵살로 또 다시 대응은 말아 줬으면 한다. 적어도 국립국제교육원 재외동포교육팀은 재외 동포교육자들과 서로 협력하여 한국어 세계화를 이루어 나가야 할, 그리고 재외동포 교육자들을 격려하고 상호 협력 속에 한국어 세계화라는 목적을 지향해 나가야 할 그런 업무를 담당 하는 부서이기 때문이다.
본 기자는 이번 사안을 매우 중대하게 본다. 이것은 재외동포들의 애국적인 활동을 철저하게 무시해버린 처사이기 때문이다. 본 사안에 대한 보도는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국립국제교육원의 사과가 없는 한 계속 문제 삼아 보도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혀 둔다.
덧붙임 : 심 회장의 국립국제교육원 방문 계획은 이미 오래 전에 예정돼 있었다. 지난 10월 22일 화요일 오전(몽골 현지 시각), 심 회장은, 본 기자는 물론 세계한국어교육자협회 임원단에 공동으로 발송한 개인 누리 편지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제가 개인 사정으로 급하게 오는 11월 11일 고국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한 주 간 학교 결근을 하고 닷새 일정으로 고국으로 나가는데, 오고 가는 2일을 빼고 개인 업무 일정의 이틀을 빼면 한국에서 금요일 하루가 비어 있어 내일쯤 (10월 23일 수요일) 국립국제교육원에 전화를 걸어 원장과 11월 15일 금요일 면담 약속을 하려고 합니다. 이번 고국 방문 기회를 이용해서 국제교육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우리 세계한국어교육자협회의 앞으로 해야 할 일과 내년 학술대회에 관하여 대화를 나누려고 합니다. 혹시 이 기간에 고국 방문 계획이 있는 분은 오는 11월 15일 금요일의 국립국제교육원장과의 면담 자리에 같이 갔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을 살다 보면, 경우에 어긋난 그리고 상식 밖의 일들에 결코 양보해서는 안 되는 경우가 분명히 있는 법이다. 미국은 오늘(미국 현지 시각 11월 27일 수요일)부터 추수감사절 연휴에 접어들었다. 부디, 미국 현지에 거주 중인 심 회장이 차분한 마음으로 인내심을 잘 유지해나가기를 희망한다. 이 기회를 빌려 세계한국어교육자협회의 무궁한 발전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alex1210@epost.go.kr
Copyright ?브레이크뉴스 강원평창2018,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itius, Altius, Fortius (Faster, Higher, Stronger)
<편집자주>
국제 회의 동시 통역사인 알렉스 강 기자는 한-몽골 수교 초창기에 몽골에 입국했으며, 현재 몽골인문대학교(UHM) 한국학과 교수로서 몽골 현지 대학 강단에서 한-몽골 관계 증진의 주역이 될 몽골 꿈나무들을 길러내는 한편, KBS 라디오 몽골 주재 해외 통신원으로서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지구촌에 몽골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