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원어민의 발음과 너무 동떨어져서 한국인들의 외국어 습득이나 정확한 해외 정보 획득에 오히려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주장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 왔는데(박양춘 선생의 저서 [한글 세계문자로 만들자] 등), 저도 이런 주장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그 가운데서 영어 표기법만 해도
1) 된소리가 거세되고(싸이버-> 사이버, 비비씨-> 비비시),
2) 받침이 사라졌으며(엣세이-> 에세이, 잇슈-> 이슈)
3) 표기가 일관성이 없으며(티베트, 티벳/ 인터넷, 네티즌/ 마켓, 마케팅)
4) 띄어쓰기가 무시되는 등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또 여러 나라 말들이 주로 로마자 표기를 통해서 국내에 소개되면서 그 원음을 추측하기도 힘들게 된 것도 큰 문제라고 봅니다. 예컨대 인도네시아의 자바 섬에 있는 Merapi라는 화산은 메라피, 므라피 등으로 적고 있는데 원음은 므라삐에 가까운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외래어 표기는 본질적으로 외국어를 원음대로 적는 것이 아니라 24 자모로 한정된 한국어 표기법, 한국어식 음운체계 내로 끌어들여서 한국인들이 발음하고 적기 편하게 변형하는 데에 있기 때문에 아무리 고쳐도 자연히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는 [외래어 표기법]의 개정이 아니라 국제음성기호를 대체할 수 있는 [세계화형 한글음성기호] 또는 [외국어 표기법(예, 중국어 한글 표기법 따위)] 제정을 적극 검토하여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외국어의 원음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외래어 표기가 원음과 동떨어졌다고 주장하기 어렵고, 외국어 발음을 제대로 표기할 수 있는 글자들을 갖추지 못하고서 기존 외래어 표기법이 문제라고 말해 봐야 별 소용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충남대 국어국문학과의 정원수 교수님이 '온누리한글'을 개발하여 중국어 등의 표기법을 개발한 것이나 기타 이와 비슷한 연구가 국내에서 많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이제 외래어 표기법 차원을 넘어서서 외국어의 한글(세계화형 한글) 표기를 추구하는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세계 4,000여 무문자 민족들을 위한 문자 보급이라는 목적을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우리 한국인들의 세계화 능력, 외국어의 연구 교육 학습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히기 위해서라도 이제 한글의 세계 음성기호화, 한글의 세계 문자화를 국가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글 세계화 운동은 우리 한국인들이 급속한 세계화, 지역화의 흐름에 발맞추어 과연 진정한 변화와 발전을 추구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것인지를 시험하는 또하나의 중요한 무대가 될 것입니다.
아시아연방론 카페지기
한글 세계화 전략 연구가
월계자 주창웅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