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송님이 올린 ‘옛날(1960년도) 한글 가로쓰기 출납부 공개.1’은 ‘한글 연구에 좋은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그 글을 읽다가 '학송'님이 이곳에 올린 자료를 모두보기로 불러서 모두 봤습니다. '새 글자' 제정에도 관심이 많군요. 로마자(특히 영어발음)를 정확히 표기하기 위해 한글 글자를 더 제정하자는 주장은 여전히 반대합니다만, 그만큼 한글사랑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 호감이 갑니다.
♠처음 올린 원문만 봐서는 전혀 무슨 내용인지 감을 잡지 못했지만, 이어 올린 풀이 글을 보고 대조를 해보니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자료는 '한글 가로쓰기'라고 하기보다는 '한글 풀어쓰기'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할 듯합니다. 한글 풀어쓰기의 장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반대로 가장 단점은 '로마자 흉내'를 낼 수밖에 없는 '한계'를 느끼기 때문입니다. 세계만방에 내 놓고 자랑할 만한 우수한 '한글'을, 모순투성이의 '로마자' 흉내를 낸다는 게 자존심이 상하기도 합니다. 유연하게 흘림으로 연결하다보니 어쩔 수 없지만 어떠한 명분으로든 한글을 '로마자처럼 보이게 하는 행위'는 찬성할 수 없습니다.
♠원문과 풀이 글을 자세히 대조해 보니 [ㄴ]은 [e]로, [ㅊ]을 [t]로, [ㄷ]은 [c]로, [ㅏ]는 [h]로, [ㅑ]는 [k]로, [ㅓ]는 [g]로, [ㅕ]는 [y]로, [ㅣ]는 [l=엘 필기체]로 한것은 충분히 수긍이 갑니다. 또한 [아, 야, 어, 여]를 적을때 앞의 [ㅇ]을 생략하고 [ㅏ,ㅑ, ㅓ, ㅕ]로 표기한 것은 효율성 면에서 일리가 있습니다. 이를 활용하면 [어서 오십시오]라고 적을 때 [ㅓ서 ㅗ십시ㅗ]라고 적으면 간소화 측면에서는 효용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딘가 글씨의 균형이 맞지 않아 불안하고 모양도 어수선해서 빨리 읽기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ㅓ,ㅕ]를 로마자 [g, y]로 했는데 이는 한글보다 쓰기에 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도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한글 풀어쓰기의 과제는, '효율성'과 '고유성'에 특히 유념해야 합니다. 모두가 바쁜 세상에 간편하고 빠르고 편리해야 효율이 있습니다. 또한 쓰기는 빨리 썼더라도 읽기가 더디면 역시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위의 풀어쓰기를 보면 무슨 '암호용'이나 '비밀일기' 등에는 적당할지 모르지만, 일상생활에서 편리하게 활용하기에 도리어 효율성이 떨어질 염려도 있습니다.
♠또한 한글 풀어쓰기는, 한글의 '고유성'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자랑스런 한글을 로마자 흉내를 내서 쓴다면 이는 세종대왕의 뜻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며, 현재 한국인의 정서와 기대에도 부응하지 못합니다. 아무리 흘림으로 쓰더라도 한글이라는 고유의 글자체가 살아있어야 합니다. 한글은 절대로 저급 문자에 억지로 맞추어서는 않됩니다. 아무튼 좋은 참고자료를 올려주신 학송님의 한글사랑에 반가움을 표시하며 더 좋은 연구 성과 있기를 바랍니다.
♠음4339병술년 12월4일(양2007.1.22)아침
한말글사랑한밭모임;알림일꾼 백솔샘